아 이거… 말해도 되나. 진짜로 들은 얘긴데, 나도 처음엔 그냥 흘려들었거든. 근데 그게 아닌 것 같아서.
제주 삼성혈 알지? 시내 한가운데 있는데 들어가면 갑자기 딱, 도시 소리가 끊기는 그 숲. 거기 세 개 구멍 있잖아. 고을나, 양을나, 부을나 세 신인이 솟아났다는 그 구멍. 탐라국 시조들이 태어난 자리라고, 제주 사람들한테는 뭐 거의 성지나 마찬가지래.
근데 이게 좀 이상하다는 얘기가 있어. 비가 아무리 쏟아져도 그 구멍 안에 물이 절대 안 고인대. 겨울에 눈이 쌓여도 구멍 위에만 딱 없대. 주변은 하얗게 다 덮이는데. 확실하진 않지만, 거기 관리하는 분들도 그거 설명을 못 한다고 하더라고.
근데 진짜 무서운 건 그게 아니야.
들은 얘긴데, 몇 년 전에 사진 찍으러 혼자 갔던 여자가 있었대. 이른 아침에, 문 열자마자 들어간 거야. 관람객이 거의 없을 때. 소나무 숲이 엄청 빽빽하니까 낮인데도 안이 침침하잖아. 그 여자가 구멍 가까이 다가가서 사진 찍으려고 핸드폰 들었는데, 발밑 흙이… 따뜻했대. 이게 이상한 게, 그날 아침이 꽤 쌀쌀했거든. 근데 구멍 주변 흙만 딱, 온기가 있었다는 거야. 마치 그 아래에서 뭔가 숨을 쉬는 것처럼.
그래서 여자가 좀 이상하다 싶으면서도 사진을 찍었대. 근데 셔터 누르려는 순간에 — 구멍 쪽에서 소리가 났대. 바람 소리가 아니라, 뭔가 깊은 데서 올라오는 소리. 숨 참는 소리? 아니면 목구멍에서 나오는 낮은 울림? 뭐라 딱 표현하기가 애매한 소리였대. 근데 그게 한 번이 아니라 세 번이었대. 구멍이 세 개니까.
여자가 뒤도 안 보고 그냥 나왔대. 뛰어서.
나중에 그 사진 열어봤더니, 구멍 가장자리 흙 위에 발자국 같은 게 찍혀 있었대. 여자 신발이랑 전혀 다른 모양. 발뒤꿈치도 없고 발가락도 없고, 그냥 발바닥 형태만. 세 개. 딱 세 개가 나란히.
거기 사람들 말로는, 그 구멍이 아래로 얼마나 깊은지 아직도 아무도 모른대. 예전에 줄 달아서 내려보려 했더니 줄이 닿지 않았다고 하더라고. 확인된 건 아닌데.
그냥 나는 그 얘기 듣고 나서, 제주 갔을 때 거기 안 들어갔어. 못 들어가겠더라고. 뭔가가 아직 거기 있는 것 같아서. 올라온 게 아니라, 내려간 게 아직 안 돌아온 것 같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