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 해수욕장은 여름철이면 사람들로 가득 차지만, 부산 주민들 사이에는 잘 알려지지 않은 전설이 하나 있다. 해가 지고 난 후, 해운대의 모래사장에서 홀로 걷는 것을 피하라는 것이다. 그곳엔 '그림자'라고 불리는 존재가 나타난다고 한다.
몇 년 전, 젊은 대학생들이 해운대에서 여름밤을 즐기고 있었다. 해가 저물고, 친구들은 이미 숙소로 돌아갔지만 한 명의 학생, 지훈이는 모래사장에서 혼자 남아 있었다. 그는 바다를 보며 천천히 걸었다. 그때, 그의 뒤에서 낮게 웃는 소리가 들렸다.
지훈이는 뒤를 돌아보았지만, 아무도 없었다. 잠시 후,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그 소리는 또 들려왔다. 이번엔 가까웠다. 그가 두려움에 휩싸여 급히 발걸음을 재촉할 때, 모래사장 위로 드리워진 그의 그림자가 이상하리만큼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림자는 그를 비웃듯 움직였고, 그 형상이 점점 사람의 형태를 띄기 시작했다. 지훈이는 공포에 질려 비명을 질렀고, 모래사장을 빠져나가려 했지만 그의 다리는 점점 모래에 빠져드는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그의 비명은 검은 파도에 삼켜지듯 사라졌다.
그 이후로, 해운대에는 밤마다 쓸쓸하게 걸어가던 그림자 하나가 더해졌다. 그 그림자는 바다를 향해 손을 뻗었고, 모래 위에는 깊고 길게 잔상이 남았다. 주민들은 그 전설을 이야기하며 밤이 되면 해운대를 피하곤 한다. 그곳에서 홀로 걷다가는, 그 그림자가 당신을 따라올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