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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산 (漢拏山)

할라산

은하수를 손으로 잡아당긴다는 산 — 정상의 물은 결코 마르지 않고, 그 속에 비친 것은 하늘이 아니라고 한다.

제주도 한복판에서 솟아오른 이 화산은 섬 전체를 몸으로 삼는다. '한라(漢拏)'란 은하수를 끌어당긴다는 뜻이며, 14세기 문헌에 이미 그 이름이 새겨져 있다. 산이 하늘을 잡아당긴다는 말은 찬사가 아니라 경고였는지도 모른다.

정상의 분화구 호수, 백록담(白鹿潭). 흰 사슴이 물을 마시던 자리라는 전설이 남아 있으나, 그 사슴을 직접 목격했다는 자는 끝내 돌아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등반객들 사이에서 조용히 떠돈다. 맑은 날에도 수면은 이상하리만큼 어둡고, 물에 비친 구름의 모양이 하늘과 다르다고 느끼는 이들이 있다.

산허리 곳곳에는 '오름'이라 불리는 측화산들이 흩어져 있다. 각각의 오름은 산이 과거에 터뜨린 숨구멍이며, 지역 주민들은 오름 중 일부를 해 질 녘 이후에는 가까이하지 않는다. 무언가가 그 구멍 속에서 아직 식지 않았다는 감각이, 세대를 넘어 전해진다.

한라산은 오래전부터 금강산·지리산과 함께 삼신산(三神山)으로 불렸다. 신선이 깃든 산, 불로불사의 약초가 자라는 땅. 진시황의 명으로 서불이 이 섬까지 약초를 구하러 왔다는 기록이 있으나, 그가 가져간 것이 약초였는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사화산으로 알려져 있으나, 지질학자들 사이에서는 활화산의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산은 잠든 것이 아니라 숨을 참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두무오름(頭無岳), 즉 '머리 없는 봉우리'라는 별명이 이 산에 붙어 있다는 사실을, 등반 안내서는 대부분 설명하지 않는다.

장엄한 고요, 신성과 원시의 경계, 잠든 듯 깨어 있는 제주도화산삼신산백록담오름신선사화산천연보호구역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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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라산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