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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공산 (八公山)

팔공산

여덟 개의 혼령이 산을 지킨다고 하지만, 그들이 지키는 것이 산인지 산에 갇힌 무언가인지는 아무도 묻지 않는다.

삼국시대 신라인들은 이 산을 '아버지의 산'이라 불렀다. 하늘에 제를 올리던 천제단이 비로봉 정상에 지금도 복원되어 있다. 제를 올리던 자들이 무엇을 달랬는지, 기록은 말하지 않는다.

산의 형상은 봉황이 대구분지를 날개로 감싸 안은 모습이라 전해진다. 비로봉이 그 머리, 동봉과 서봉이 양 날개다. 봉황이 품은 것은 도시만이 아닐지도 모른다 — 분지 안의 것들이 좀처럼 밖으로 나가지 못한다는 소문은 예로부터 끊이지 않았다.

이름에는 피의 내력이 있다. 고려 태조 왕건이 후백제의 견훤과 이 산자락에서 격돌했을 때, 여덟 명의 장수가 목숨을 잃었다. 그 여덟을 기려 '팔공(八公)'이라 이름 붙였다 하나, 등산로를 혼자 걷다 보면 어디선가 발소리가 하나 더 들린다는 이야기가 지금도 떠돈다.

산 곳곳에 흩어진 수십 개의 사찰들은 오래전부터 무언가를 봉인하듯 산허리를 두르고 있다. 동화사 자리는 겨울에도 오동나무 꽃이 핀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는데, 그 따스함이 불심 때문인지, 아니면 땅 아래에서 올라오는 열기 때문인지는 승려들도 말을 아낀다.

서봉은 삼성봉(三聖峰)이라고도 불린다. 세 명의 성인이 수행한 곳이라 하지만, 그 세 명이 끝내 산을 내려오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함께 전해진다. 짙은 안개가 끼는 날, 서봉 능선에서 사람의 윤곽 같은 것이 서 있는 모습을 보았다는 등산객의 말은 아직도 인터넷 구석에 남아 있다.

신성함과 억압, 고요한 봉인, 오래된 피의 기억 명소고려신라봉황천제단사찰대구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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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팔공산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