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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포늪 (牛浦늪)

우포늪

1억 4천만 년의 침묵 속에서, 수면은 언제나 너무 고요하다.

경상남도 창녕군의 낮은 땅 위에, 공룡이 지구를 밟던 시절부터 고여 있던 물이 있다. 우포늪이다. 둘레 7.5킬로미터, 수면 가득 가시연꽃이 떠 있는 이 습지는 대한민국 최대의 내륙 늪으로, 그 나이를 헤아리는 것 자체가 어딘가 불경스럽다는 소문이 떠돈다.

한때 이곳은 '백조 도래지'라 불리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으나, 1973년 철새의 발길이 뜸해졌다는 이유로 그 지위를 잃었다. 왜 새들이 떠났는지, 무엇이 그들을 쫓아냈는지—공식 기록은 개체 수 감소만을 적고 있다. 수십 년이 지난 뒤 국가는 이곳을 다시 천연기념물로 지정했고, 새들도 일부 돌아왔다. 하지만 늪가를 혼자 걷는 이들은 여전히 새소리보다 물소리가 더 크다고 말한다.

340여 종의 식물, 60종이 넘는 새, 뱀장어와 가물치, 삵과 너구리—이 모든 것이 한 늪 안에 겹쳐 살아간다. 람사르 협약이 이곳을 국제보호습지로 지정한 것은 생태적 가치 때문이지만, 현지에서는 다른 말도 전해진다. 이 늪은 오래된 것들을 놓아주지 않는다고. 가라앉은 것은 오래도록 가라앉은 채로 있는다고.

안개가 짙은 새벽, 수면 위로 무언가가 스치는 형체를 보았다는 이들이 드물지 않다. 큰고니인지, 왜가리인지—혹은 아예 다른 무언가인지—아무도 끝까지 확인하지 않는다. 1억 년 넘게 고인 물에는 이름 붙이지 못한 것들도 함께 고여 있을 것이라고, 늪 근처 마을 사람들은 담담하게 말한다.

원시적 적막, 안개, 억겁의 정체, 생과 사의 경계 습지경상남도창녕천연기념물람사르안개고대자연괴담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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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포늪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