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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면조 (人面鳥)

인면조 / じんめんちょう

날갯짓 소리보다 먼저 — 낯익은 얼굴이 하늘을 가린다.

사람의 얼굴을 달고 새의 몸으로 허공을 떠도는 존재. 얼굴은 대개 여성의 것이나, 드물게 남성의 형상으로도 목격된다고 전해진다. 상반신이 사람이고 하반신이 새인 경우, 혹은 몸 전체가 새이되 얼굴만 인간인 경우 — 어느 쪽이든 그것과 눈이 마주친 자는 말을 잃는다고 한다.

고구려의 고분 벽화 깊숙이 봉인된 것들이 있다. 덕흥리 고분 속 천추(天秋)와 만세(萬歲)라 이름 붙은 인면조들은 천 년, 혹은 만 년을 산다는 장생의 존재로 기록되어 있다. 죽은 자의 방 천장에 그려진 이유를 묻는다면 — 그것은 하늘과 땅 사이의 길을 알기 때문이라고 답할 수밖에 없다.

백제의 금동대향로에는 네 마리가 새겨져 있다. 향 연기가 피어오를 때 그 형상이 흔들리면, 살아 있는 것처럼 보인다는 소문이 오래전부터 있었다. 무령왕릉 출토 동탁은잔의 인면조는 날개 앞으로 연꽃을 쥐고 있어, 불경 속 가릉빈가(迦陵頻伽) — 히말라야에서 태어나 부처의 말씀을 노래한다는 새 — 와 같은 존재라는 설도 떠돈다.

『산해경』 대황북경편은 두 신을 기록한다. 귀에 푸른 뱀을 걸고 발로 붉은 뱀을 밟는 우강(禺彊), 그리고 머리가 아홉인 구봉(九鳳). 둘 다 사람의 얼굴에 새의 몸이다. 이들이 신인지, 괴이인지, 아니면 그 경계 자체를 걸어 다니는 무언가인지는 지금도 명확하지 않다.

2018년 겨울, 수억 명이 지켜보는 자리에서 인면조는 다시 하늘 아래 모습을 드러냈다. 어떤 이는 무섭다고 했고, 어떤 이는 경이롭다고 했다. 오래된 것이 현대의 빛 아래 나타날 때 느껴지는 그 불편함 — 그것이 인면조가 여전히 살아있다는 증거인지도 모른다.

고분의 냉기, 향 연기, 먼 하늘, 기억 속의 낯선 얼굴 인면조人面鳥반인반조고구려백제산해경가릉빈가장생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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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인면조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