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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뱀 (相思蛇)

상사뱀

사랑을 이루지 못한 자는 죽어서도 그 이름을 놓지 못한다.

이루지 못한 연모(戀慕)가 한 덩어리의 독기로 굳어 뱀의 형상을 입었다고 전해진다. 남녀를 가리지 않는다. 살아서 끝내 고백하지 못한 이름 하나가 죽음 이후에도 비늘 아래서 떨리고 있다.

낮 동안 상사뱀은 항아리나 어두운 구석에 웅크려 기척을 지운다. 그러나 밤이 깊어지면 소리 없이 빠져나와 전생에 짝사랑하던 이의 몸을 조용히 휘감는다. 죽이려는 것이 아니다. 다만 놓지 못하는 것이다.

기묘한 점은 이 뱀이 사람의 말귀를 알아듣는다는 것이다. 누군가 그 집착을 공개적으로 입에 올리면 뱀은 부끄러움을 느끼고 잠시 몸을 웅크린다고 한다. 수치심이 남아 있다는 것, 그것이 오히려 더 섬뜩하다.

퇴치하는 방법은 한 가지 속임수에 기댄다. 상사뱀은 나무궤짝을 제 집으로 여기는 습성이 있어, 정성껏 궤를 짜서 내어놓으면 스스로 그 안으로 들어간다. 그 순간 뚜껑을 닫고 못질하여 강물에 던지는 것이 전해 내려오는 방식이다. 욕망을 봉인하듯 못을 박아 물속에 가라앉히는 것이다.

상사뱀에 관한 소문들은 하나같이 같은 결말로 끝난다. 뱀은 끝내 원하는 것을 얻지 못하고 비참하게 사라진다. 사회가 허락하지 않았던 욕망이 죽어서도 허락받지 못하는 것이다. 오늘날에도 깊은 밤 항아리 옆을 지날 때 무언가 숨을 참는 느낌이 든다면, 그 어둠 속에 아직 이름 하나가 웅크리고 있는 것일지 모른다.

애달픔, 집착, 밤의 정적, 봉인된 욕망 환생짝사랑한국전설상사병퇴치담민간신앙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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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상사뱀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