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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 국사당 (仁王山國師堂)

인왕산 국사당

산신도 무당도 알고 있다 — 이 집은 한 번 뿌리 뽑혔으나, 신들은 뿌리째 따라왔다.

인왕산 중턱, 바위와 소나무 사이에 맞배지붕 한 채가 납죽 엎드려 있다. 굿판의 징소리가 울릴 때면 산 전체가 잠시 숨을 멈춘다는 말이 무당들 사이에 돈다. 국가민속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된 공식 당집이지만, 서류 위의 문화재와 산 위의 신당은 다른 것이라고 단골들은 조용히 구별한다.

원래 이 당은 인왕산에 없었다. 조선 태조 때부터 남산 정상에 자리하여 목멱대왕(木覓大王)을 호국신으로 섬기던 목멱신사(木覓神祠)가 그 전신이다. 태조 이성계와 무학대사가 함께 기도를 올리던 곳이라 전해지며, 그 인연으로 무학대사의 신위를 모시게 되었고 국사당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1925년, 당은 강제로 자리를 옮겼다. 남산 기슭에 새 신사가 들어서면서 국사당이 그보다 높은 곳에 앉아 있는 것이 용납되지 않았다. 목재 하나 버리지 않고 해체하여 옮겼다고 하나, 무당들은 오래도록 수군거렸다 — 신들이 그 이동을 달가워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당 내부 마루 사방에는 무신도(巫神圖)들이 걸려 있다. 채색이 선명한 신장(神將)들이 벽을 가득 메우고, 그 앞에 제상이 놓여 있다. 굿을 하지 않는 날에도 당 안은 늘 무언가로 가득 찬 것처럼 느껴진다고 참배객들은 말한다. 온돌방은 나중에 덧붙여진 것이지만, 마루 중심부만은 처음부터 그 자리를 지켜왔다.

정월이 되면 서울 안팎에서 사람들이 모여든다. 사업의 흥망을 묻고, 병든 몸의 쾌유를 빌고, 집안의 우환을 풀어달라 청한다. 소원을 들어주는지는 알 수 없으나, 찾아오는 발길은 끊이지 않는다. 산에서 내려온 사람들의 얼굴이 어딘가 다르다는 말도 떠돈다 — 홀가분하거나, 혹은 더 무거워진 채로.

무속적 엄숙함, 오래된 향연기, 산 기운, 이전된 기억 흉가·심령 명소무속서울인왕산국사당굿당무학대사태조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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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서울 인왕산 국사당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