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흉가·심령지 KR ▰▰▱▱▱
아미동 비석마을
아미동 비석마을
산 자들의 집 벽 속에 죽은 자들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부산광역시 서구, 산비탈을 따라 아슬아슬하게 매달린 이 마을은 한때 일제강점기 일본인 묘지가 자리하던 땅이었다. 전쟁이 끝나고 피란민들이 밀려들었을 때, 그들에게 주어진 것은 묘석뿐이었다.
묘비는 계단이 되었고, 상석(床石)은 주춧돌이 되었다. 지금도 골목 어딘가를 내려다보면 시멘트 속에 반쯤 묻힌 한자(漢字)가 눈에 들어온다—누군가의 이름, 누군가의 몰년(歿年).
주민들 사이에서는 오래전부터 이런 말이 돌았다. 밤에 계단을 오르다 발밑에서 차가운 기운이 올라오면, 그 아래 아직 이름이 지워지지 않은 비석이 있다는 것. 이름이 남아 있는 한, 그 돌은 기억하고 있다고.
마을 자체는 지금도 사람이 살고 있으며, 좁은 골목과 알록달록한 벽화가 관광지로 단장되어 있다. 그러나 어떤 방문객들은 사진 속에서 뒤늦게 무언가를 발견했다고 전한다—벽화 옆, 시멘트 틈새에 새겨진 글자가 빛을 받아 떠오르는 순간을.
산 자의 집과 죽은 자의 자리가 한 몸이 된 이 마을에서, 경계는 애초에 그어진 적이 없었는지도 모른다.
음습함, 역사의 무게, 조용한 불안, 공존의 기이함 부산피란민묘지 위 마을비석저주받은 장소흉가·심령 명소실존 장소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보러가기 출처: 아미동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