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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 (餓鬼)

아귀 / ガキ

배는 산만 하고 목구멍은 바늘 하나 겨우 통과할 만큼 좁다 — 그것이 탐욕의 값이다.

살아있을 때 베풀지 않고 움켜쥐기만 한 자의 혼은 죽어서도 채워지지 않는 굶주림 속에 갇힌다. 불교의 육도(六道) 가운데 아귀도(餓鬼道)는 바로 그런 영혼들이 흘러드는 곳이다. 그곳에 떨어진 존재를 아귀라 부른다.

형상은 기이하다. 복부는 임신한 듯 부풀어 올라 걸음마다 흔들리지만, 목구멍은 바늘구멍처럼 가늘다. 손에 닿는 것은 무엇이든 입으로 가져가려 하지만, 이빨 사이로 넘어가는 순간 음식은 불꽃으로 변한다고 전해진다. 먹을수록 타오르고, 타오를수록 허기가 깊어진다.

아귀는 인간 세계 주변을 떠돈다고도 한다. 부엌 구석, 버려진 제삿상 곁, 음식 냄새가 남은 빈 그릇 옆에 그 숨결이 느껴진다는 소문이 지금도 남아 있다. 그들이 가까이 있으면 음식이 이유 없이 상하고, 배부른 사람도 까닭 모를 공복감에 시달린다고들 말한다.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이 되면 절에서는 우란분재(盂蘭盆齋)를 열어 아귀에게 음식을 올린다. 이 하루만큼은 목구멍이 열려 공양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베풀지 않았던 생을 기억하는 이들이 그나마 숨을 고르는 날이다.

소문은 조심스럽게 덧붙인다 — 살아있는 사람 중에도 눈빛이 텅 비어 있고 아무리 먹어도 만족하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고. 그들이 이미 아귀도를 걷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아귀가 그 배 속에 깃들어 있는 것인지는 아무도 확인하지 못했다.

공허한 허기, 불타는 갈망, 채워지지 않는 어둠 불교아귀도육도윤회굶주림업보백중우란분재귀신
Kaidan 괴이 도감 소문 속 존재들을 한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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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아귀 (餓鬼) — 위키백과 (ko.wikipedia.org). 본 사이트가 각색·재구성. 라이선스 CC BY-SA 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