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오늘은 대구 중구 쪽에서 돌고 있는 얘길 하나 들려드릴게요.
확실한 건 아니에요. 그쪽 동네에 오래 사신 분한테서 건너건너 들은 얘기입니다.
중구 어딘가, 골목이 허리처럼 꺾이는 오래된 주택가에 집이 한 채 있대요. 겉으로 보면 그냥 낡은 집이에요. 담벼락에 이끼가 끼고, 대문 위에 기왓장 몇 개 얹힌, 그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오래된 집. 특별할 게 없어요.
근데 그 집에 들어간 집주인이 — 집주인만요 — 얼마 못 가 이상해진다는 거예요.
몇 년 전에 그 집을 산 사람 얘기를 들은 적 있는데, 퇴직금 탈탈 털어서 들어간 오십 대 남자분이었대요. 이사하고 첫 달은 괜찮았대요. 그런데 두 달째 접어들면서 갑자기 목 쪽에 뭔가 잡히기 시작했고, 석 달이 채 안 돼서 병원에서 큰 얘기가 나왔다고 해요. 가족들은 멀쩡했대요. 부인도, 애들도. 그 집에서 같이 먹고 자는데, 집주인 혼자만요.
이상하잖아요, 그게.
근데 그게 그 사람만의 얘기가 아니라는 거예요. 동네 어르신들 말로는, 그 집에 주인이 몇 번이나 바뀌었는데 올 때마다 비슷하게 됐다는 거예요. 어떤 사람은 사업이 한 번에 꺾였고, 어떤 사람은 이유 없이 사고를 당했고. 그러면 남은 가족들이 집을 헐값에 내놓고 나가는 거죠. 서둘러서. 짐도 다 못 챙기고 나간 적도 있다고 해요.
그런데 제가 들은 얘기 중에 유독 마음에 걸리는 게 하나 있어요.
그 동네에 어릴 때부터 살았다는 분이 하신 말씀인데, 그 집 앞을 지나다 보면 가끔 새벽녘에 안에서 불빛이 깜박인다는 거예요. 형광등 깜박이는 그런 불빛이 아니라, 뭔가 좀 다른 느낌이라고 했어요. 낮고 누런 빛. 아무도 안 사는 시기에도요.
어느 날 새벽에 그분이 그 앞을 지나다가 무심코 대문 틈으로 안을 들여다봤는데, 마루 위에 뭔가 하나 놓여 있더래요. 밥공기. 작은 밥공기가 하나, 딱 마루 한가운데 놓여 있는데.
밥이 담겨 있었다고 해요. 따끈하게, 김이 나고 있었다고.
그분이 그 순간 등에 소름이 쫙 돋으면서 다리가 안 떼졌다고 했어요. 발이 붙은 것처럼.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멍하니 서 있는데, 그 밥공기 옆에 그림자 같은 게 지나갔대요. 사람 크기보다 조금 작은. 소리는 없었고, 그냥 지나갔다고. 그냥 스르르.
그분은 그날 이후로 그 골목에 안 간다고 해요.
동네 어르신들은 그 집 얘기를 오래 알고 있어요. 알고 있는데, 아무도 구청에 신고했다거나 무슨 조치를 취했다는 얘기는 못 들었어요. 그냥 두는 거죠. 피해서 다니고, 모르는 사람이 들어오면 말 못 하고, 또 지켜보는 거예요.
그 집이 지금도 그 자리에 있다고 해요.
얼마 전에 또 매물로 나왔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