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이거 말해도 되나… 진짜 내가 직접 겪은 건 아닌데, 들은 얘긴데, 그냥 듣고 나서 한동안 잠을 못 잤어. 진짜로.
확실하진 않지만, 경주로 수학여행 갔던 애들 사이에서 꽤 도는 얘기래. 특정 유스호스텔인데, 이름은… 뭐 굳이 말 안 해도 찾아보면 나온다고 하더라. 4층짜리 건물이고, 그 4층 방에서 있었던 일이라는 거야.
그날 밤에 여학생 예닐곱 명이 한 방에서 잤대. 수학여행 첫날 밤이니까 다들 들떠 있었고, 늦게까지 과자 먹으면서 떠들다가 하나둘씩 잠들었다는 거지. 불 끄고 나서 한 시간쯤 됐을까, 다들 막 깊이 잠들려는 그 순간에.
갑자기 "꺄아악—" 하는 소리가 터진 거야.
같은 방 친구가 이불을 뒤집어쓴 채로 막 울고 있었대. 엉엉이 아니라 오들오들 떨면서 숨 넘어가는 것처럼 우는 거. 다들 놀라서 불 켜고 "야 왜 그래, 무슨 일이야" 하니까, 그 친구가 손으로 창문을 가리키면서 말을 잘 못 하는 거야. 입술이 하얗게 질려서.
겨우 들은 말이, 창문 밖으로 사람이 지나갔다는 거래.
그게 왜 무섭냐고? 그 방이 4층이거든. 창문 밖에 난간도 없고, 발코니도 없고, 그냥 벽이래. 그냥 외벽. 사람이 걸어다닐 수 있는 구조가 아닌 거야. 근데 그 친구 말이, 잠결에 창문 쪽으로 눈을 떴는데 불빛도 없는 창 너머로 뭔가 스윽 지나갔다는 거야. 그림자가 아니라 사람이었대. 옆을 보고 있었대.
그냥 걸어가는 게 아니라, 창문 안쪽을 들여다보면서 지나갔다는 거야.
다들 그냥 헛것 봤겠지, 꿈 꾼 거겠지 하면서 달랬대. 그 친구도 점점 진정됐고, 불 끄고 다시 눕고, 어찌어찌 잠들었다고.
근데 있잖아.
다음날 아침에 깨보니까, 그 방에 그 친구 혼자 있었던 거야. 나머지 애들이 하나도 없는 거야. 어디 갔나 했더니 다 옆방에 가서 자고 있었대. 자기들끼리 살금살금 나간 거야. 그 친구 혼자 두고.
그게 제일 소름 돋는 거 아냐? 무서우면 다 같이 나가든가, 그 친구 깨워서 같이 가든가 했어야지. 근데 그러질 못한 거잖아. 왜 못 했냐고 나중에 물으니까, 나머지 애들이 뭐라고 했냐면.
"그 창문 쪽에서 자고 있는 애를 건드리기가 싫었어."
그냥 무섭다는 게 아니라. 건드리기가 싫었다는 거야.
그 뒤로 비슷한 얘기가 같은 호스텔에서 계속 나온다고 하더라. 4층 창문 밖을 지나가는 게 뭔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그냥 지나가기만 한대. 근데 꼭, 안을 들여다보면서.